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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트레티노인(이소티논) 끊었더니 또 났다면 — 중단 뒤가 진짜 여드름 치료입니다

"약을 끊고 두 달 됐는데 턱에 또 올라와요." "이 약은 대체 언제까지 먹어야 끊을 수 있나요?" 여드름 진료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먹는 여드름약 이소트레티노인은 효과가 강한 약이라 한 번 제대로 먹으면 여드름이 끝날 거라고 기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큰 규모의 연구들을 보면 약을 끊은 뒤 다시 여드름 치료를 받게 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약이 끝나는 날이 치료가 끝나는 날은 아닌 셈입니다. 이 글은 이소트레티노인을 언제 쓰고, 언제 끊고, 끊은 뒤 무엇으로 이어 가는지를 가이드라인과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성분 이름이고, 흔히 '이소티논'이라는 상품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상품 이름이 달라도 성분은 같습니다.

세 줄 요약

  • 이소트레티노인은 여드름을 끝내 주는 약이라기보다 약 없이도 관리되는 피부로 건너가게 해 주는 약입니다. 끊은 뒤 다시 치료가 필요해지는 분이 적지 않아서, 끊은 뒤의 관리까지가 치료입니다.
  • 끊는 시점은 여드름이 사라진 날이 아니라 새로 올라오지 않는 기간이 충분히 이어진 날로 잡습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가이드라인은 반응이 충분하고 4~8주 동안 새 여드름이 없을 때 끊는 것을 고려하라고 합니다.
  • 끊은 뒤에는 바르는 유지 치료와 여드름 피부에 맞춘 스킨케어로 넘겨받고, 피부과 시술은 자국과 흉터처럼 집에서 할 수 없는 부분에 집중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 좋은 약인 이유 — 여드름의 여러 원인에 함께 작용합니다

여드름은 피지가 많이 나오고, 모공 입구가 막히고, 여드름균이 늘고, 염증이 생기는 네 가지가 겹쳐서 생깁니다. 코크란 체계적 고찰(Costa 등,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8)은 배경 설명에서 이소트레티노인을 이 주요 원인 모두에 작용하는 약으로 소개합니다. 다른 여드름약은 보통 이 가운데 한두 가지에 작용합니다. 다만 세균에는 항생제처럼 직접 작용하지 않고, 같은 고찰은 살펴본 결과 대부분에서 근거의 질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미국피부과학회(AAD)가 2024년에 낸 여드름 가이드라인도 같은 방향입니다. 중증 여드름, 흉터가 남거나 심리적 부담이 큰 여드름, 표준적인 먹는 약이나 바르는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여드름에는 이소트레티노인을 강하게 권합니다. 근거 등급을 매긴 권고가 아니라, 등급 없이 제시하는 '좋은 진료 원칙(good practice statement)' 항목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필요한 분께는 망설이지 않고 권하는 약입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약이어도 평생 먹을 수는 없습니다. 임신 중 복용하면 태아 기형 위험이 잘 알려진 약이라 가임기 여성은 복용을 시작하기 전부터 복용하는 동안, 끊은 뒤 정해진 기간까지 피임이 필요하고, 입술이 트고 피부가 마르는 증상도 흔합니다. 결국 언젠가는 끊어야 하는 약이고, 끊은 뒤에도 피부가 버텨 줘야 치료가 끝난 것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 필요한 여드름, 아직은 아닌 여드름

좁쌀 여드름이 조금 있고 가끔 염증 여드름이 몇 개 올라오는 정도라면 이소트레티노인부터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제대로 된 바르는 약과 스킨케어를 먼저 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순하게만 하는 스킨케어가 아니라 여드름 피부에 맞춘 스킨케어를 말합니다.

미국피부과학회 2024 가이드라인에서 강한 권고를 받은 것도 벤조일퍼옥사이드, 바르는 레티노이드, 바르는 항생제 같은 국소 치료입니다(바르는 항생제는 단독으로 쓰지 않습니다). 작용 방식이 다른 약을 함께 쓰는 것도 좋은 진료 원칙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바르는 약도 조합을 잘 짜면 꽤 강한 치료가 됩니다.

그렇다고 버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피부과를 찾은 여드름 환자 1,972명을 조사한 연구(Tan 등,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17)에서 43%에게 여드름 흉터가 있었는데, 흉터가 있던 분의 69%는 조사 당시 경증이나 중등도 여드름이었습니다. 같은 연구는 여드름이 생긴 뒤 처음 효과적인 치료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이 길수록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고했고, 저자들은 치료 지연을 흉터에서 바꿀 수 있는 핵심 위험 요인으로 봤습니다.

그러니 경증이라면 "이소트레티노인 대신 참기"가 아니라 "이소트레티노인 전에 바르는 치료와 스킨케어를 제대로"가 맞는 순서입니다. 여드름이 심한데도 약국 연고로 오래 버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약국 연고로 시작하셨다면 약국 여드름 연고를 다룬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결절이 반복되거나, 이미 패인 흉터가 생기기 시작했거나, 바르는 약을 몇 달 제대로 써도 계속 올라온다면 그때가 이소트레티노인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흉터가 잘 생기는 피부라면 여드름의 정도와 상관없이 더 일찍 권하기도 합니다.

복용 기간 — 넉 달 안팎이 기본이고, 끝은 피부가 정합니다

미국 허가사항에 적힌 기본 용법은 하루 체중 1kg당 0.5~1mg을 15~20주 먹는 것입니다. 대략 넉 달 안팎입니다. 다만 이 용량은 미국 허가 기준이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실제 하루 용량을 체중과 여드름 상태, 부작용을 보며 정합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가이드라인(NG198)은 여기에 기준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누적 용량이 체중 1kg당 120~150mg이 될 때까지 먹되, 반응이 충분하고 4~8주 동안 새로 올라오는 여드름이 없으면 더 일찍 끊는 것도 고려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이면 누적 7,200~9,000mg이고, 하루 10mg씩 먹는다면 2년에서 2년 반쯤 걸리는 양입니다.

120~150mg/kg은 얼마나 단단한 근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가 생각보다 약합니다. 이 기준을 다룬 문헌을 검토한 연구(Tan 등, Journal of Cutaneous Medicine and Surgery, 2016)에서 이 누적 용량을 직접 평가한 연구는 2편뿐이었고, 둘 다 근거 수준이 낮았습니다. 널리 쓰이지만 꼼꼼히 검증된 숫자는 아닌 셈입니다. 라틴아메리카 8개국 전문가 8명의 합의(Rocha 등, Anais Brasileiros de Dermatologia, 2024)도 누적 용량만 볼 것이 아니라 진료에서 피부 상태를 평가해 치료를 정하라고 권했습니다(참여자 전원 동의).

반대로 누적 용량이 의미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미국 보험 청구 자료로 이소트레티노인을 4개월 이상 먹은 19,907명을 분석한 코호트 연구(Lai·Barbieri, JAMA Dermatology, 2025)에서는 누적 용량이 많을수록 재발이 적었습니다. 반면 누적 용량이 체중 1kg당 120mg 이상이었던 분들 사이에서는 하루 용량을 높여도 재발이 줄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세게"보다 "총 얼마나, 피부가 정리될 때까지 꾸준히"가 더 중요해 보인다는 뜻입니다.

저희는 최소 3~4개월, 보통 6개월 정도를 권하지만, 여드름 상태에 따라 기간과 용량은 달라집니다. 복용 기간을 달력으로 미리 못 박기보다, 꾸준히 드시게 하면서 피부가 어디까지 정리됐는지를 보고 정합니다.

복용 초기 악화 — 첫 몇 주에 더 올라오는 이유

약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여드름이 더 올라오는 분이 계십니다. 흔히 "퍼징"이라고 부르는데, 의학 문헌에서는 초기 악화(flare)라고 합니다. 영국 허가사항(SmPC)에는 치료 초기에 가끔 여드름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고, 계속 먹으면 대개 7~10일 안에 가라앉으며 보통은 용량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길게 가는 분도 봅니다.

얼마나 흔할까요? 이소트레티노인을 먹는 244명을 등록해 지켜본 연구(Demircay 등, European Journal of Dermatology, 2008)에서는 79명(32%)에게 얼굴이나 몸통의 악화가 있었습니다. 경증 18%, 중등도 10%, 중증 4.5%로 대부분은 가벼운 편이었습니다. 이 비율은 등록한 244명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연구를 끝까지 마친 사람은 161명이었습니다.

왜 생기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p53이라는 단백질을 늘려 피지샘 세포를 줄여 가는데, 이 과정이 초반 염증과도 관련 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Melnik, Cells, 2023). 진료실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속에 있던 여드름이 빠져나오는 시기라고 설명드리곤 합니다.

모두가 가볍게 지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연구에서 심한 악화를 예측한 요인은 남성, 중증 여드름, 얼굴 면포가 아주 많은 경우(44개 초과)와 얼굴 결절이 여러 개인 경우, 몸통에 결절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저자들은 심한 악화가 오래 남는 흉터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특히 크게 막힌 면포(거대면포)가 있는 상태로 약을 시작하면 심하게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포는 약만으로는 잘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압출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브라질 피부과학회 합의(Bagatin 등, Anais Brasileiros de Dermatologia, 2020)는 얼굴·가슴·등까지 넓고 심한 여드름, 거대면포, 가족력이 있으면 하루 체중 1kg당 0.1~0.2mg의 낮은 용량으로 시작하고 처음 2~4주는 먹는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손)를 함께 쓰라고 권합니다.

약을 시작하고 몇 주 만에 큰 여드름이 몇 개 올라오면, 약이 맞지 않는다고 여겨 스스로 끊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약이 맞지 않는 것일 수도, 넘어가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처음 처방할 때 초기 악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크기나 개수, 통증이 확 늘거나 피가 나면 참지 말고 바로 연락하시라고 합니다. 가벼운 악화는 지나가도록 두고, 심한 악화는 빨리 잡아야 흉터로 이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용량·간헐 복용 — 먹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 이소트레티노인이어도 먹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매일 일반 용량으로 먹는 방식, 매일 낮은 용량으로 오래 먹는 방식, 한 달에 일주일만 몰아 먹는 간헐 복용,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이나 여드름이 올라올 때만 먹는 방식까지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중등도 여드름 환자 60명을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연구(Lee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11)가 이 질문에 꽤 직접적인 답을 줍니다. 세 그룹은 일반 용량 매일(하루 체중 1kg당 0.5~0.7mg), 저용량 매일(0.25~0.4mg), 4주 가운데 1주만 일반 용량 복용이었습니다. 매일 먹은 두 그룹은 효과가 비슷했고, 간헐 복용 그룹은 두 그룹보다 효과가 떨어졌습니다. 간헐 복용 그룹은 약을 먹은 기간을 모두 합쳐도 6주로, 매일 먹은 그룹(24주)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치료가 끝나고 1년 뒤 재발은 일반 용량 16명 가운데 2명, 저용량 17명 가운데 3명, 간헐 복용 16명 가운데 9명이었습니다. 저용량 매일 그룹은 일반 용량보다 부작용이 적었고, 만족도는 세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저용량 매일 복용(10mg 캡슐로 보통 하루 한두 알)이 중등도 여드름에서 좋은 선택지가 되는 이유입니다.

반대쪽 연구도 봐야 공정합니다. 25세가 넘은 성인 80명에게 4주 가운데 1주씩 6개월 동안 먹게 한 연구(Goulden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7)에서는 평가한 환자의 88%(68명)가 깨끗해졌습니다. 그런데 치료 12개월 뒤에는 39%(26명)가 재발했고, 저자들도 얼굴 위주이고 염증 여드름이 적은 성인으로 대상을 좁혀 고르라고 했습니다.

무작위 대조시험 15편을 모은 체계적 고찰(Lin 등, Advances in Dermatology and Allergology, 2025)은 저용량과 간헐 복용이 고용량과 비슷한 효과에 부작용은 적다고 요약했습니다. 대신 재발 같은 장기 결과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정리하면 간헐 복용은 가벼운 여드름이나 부작용을 견디기 어려운 분에게는 연구된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심한 여드름이나 재발을 줄이는 쪽에서는 매일 꾸준히 먹는 쪽이 유리하다는 근거가 더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여드름이 날 때만 먹는다면

일주일에 한 번 먹는 방식은 19명이 넉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체중 1kg당 1~1.5mg을 먹은 작은 연구(Karlin 등, SKIN The Journal of Cutaneous Medicine, 2022)에서 19명 가운데 18명이 좋아졌다고 보고됐지만, 비교군이 없고 끊은 뒤의 재발은 살피지 않았습니다. 여드름이 올라올 때만 먹는 방식을 시험한 연구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에서 말하는 간헐 복용은 대부분 "4주 가운데 1주 동안 매일" 먹는 방식이라 이런 방식과는 다릅니다.

미국의 한 허가사항(식사와 함께 먹는 일반 캡슐)에는 이소트레티노인의 반감기가 평균 약 21시간, 주요 대사물은 약 24시간으로 적혀 있습니다(제형에 따라 다르게 적힌 허가사항도 있습니다). 그래서 올라올 때만 한 알씩 띄엄띄엄 먹으면 다음 복용 전까지 피지샘을 계속 누르기 어렵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직접 측정한 결과는 아닙니다. 또 아래에서 볼 것처럼 치료가 끝날 때 염증 여드름이 남아 있으면 재발 위험이 높았습니다. 올라올 때 먹고 가라앉으면 바로 끊는 방식은 이 재발 위험 요인에 들어맞을 수 있습니다.

끊는 시점 — 깨끗해 보여도 바로 끊지 않는 이유

끊는 시점은 여드름이 사라진 날이 아니라, 새로 올라오지 않는 기간이 충분히 이어진 날로 잡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NICE 기준이 그렇습니다. 반응이 충분하고 4~8주 동안 새 여드름이 없을 때 끊는 것을 고려하라고 합니다. 겉으로 깨끗해진 날부터 몇 주는 더 지켜본다는 뜻입니다.

재발을 본 연구도 같은 방향입니다. 프랑스 대학병원에서 중등도~중증 여드름 환자 52명을 지켜본 연구(Quéreux 등, Dermatology, 2006)에서는 치료가 끝날 때 염증 여드름이 많이 남아 있던 경우에 재발 위험이 높았습니다.

저희는 처음 3~4개월은 매일 꾸준히 드시게 하고, 그 뒤 6개월 무렵까지는 피부 상태를 보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조절합니다. 매일 먹되, 끝은 증상으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그대로 검증한 무작위 연구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15~20주 매일 복용이라는 허가 용법, 4~8주 동안 새 병변이 없으면 종료를 고려하라는 NICE 기준, 치료가 끝날 때 남은 염증 여드름이 재발과 관련됐다는 연구, 일반 용량 치료 뒤에도 여드름이 이어지는 경우 저용량 유지를 사례별로 권한 인도 전문가 합의(Kandhari 등, Dermatology and Therapy, 2026)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진료에 맞게 묶은 것입니다.

1년 가까이 하루 한 알씩 드시는 방식은 6개월 저용량 연구와 전문가 합의를 바탕으로 한 방식입니다(아래 자주 묻는 질문 참고. 1년 동안 먹은 연구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간 자체보다 매일 꾸준히 먹어 피지샘을 계속 누르는지, 끊는 시점을 피부 상태로 판단하는지가 더 중요한 차이라고 봅니다. 오래 드시는 동안에는 정기 진료와 필요한 혈액검사를 함께 합니다.

끊은 뒤 재발 — 연구마다 숫자가 다른 이유

그럼 끊고 나면 얼마나 다시 올라올까요? 숫자만 보면 결과가 다양합니다.

  • 미국 보험 청구 자료 19,907명 코호트(Lai·Barbieri, JAMA Dermatology, 2025) — 22.5%가 재발했고 8.2%가 이소트레티노인을 다시 먹었습니다. 끊은 뒤 먹는 여드름약을 다시 처방받은 경우를 재발로 셌습니다.
  • 캐나다 퀘벡에서 처음 복용한 17,351명을 본 인구 기반 연구(Azoulay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07) — 41%가 재발했고 26%가 두 번째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여드름약을 다시 받은 경우를 재발로 셌습니다.
  • 프랑스 대학병원의 52명 전향 연구(Quéreux 등, Dermatology, 2006) — 52%가 재발했습니다.
  • 미국 대학병원 한 곳에서 12개월 뒤 설문에 응답한 116명을 본 연구(Blasiak 등, JAMA Dermatology, 2013) — 32.7%가 재발했습니다. 끊은 뒤 처방받은 바르는 약이나 먹는 약을 쓴 경우를 재발로 셌습니다.

숫자가 이렇게 벌어지는 주된 이유는 재발을 세는 기준과 대상, 지켜본 기간이 연구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숫자들은 서로 바로 비교할 수 없고, 어느 숫자 하나로 재발률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이 끊은 뒤 다시 치료가 필요해진다는 것입니다.

재발은 언제, 어떤 분에게 잘 올까

치료 뒤 평균 9년을 지켜본 영국 연구(Layton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3, 88명)에서 재발한 분의 96%는 끊은 지 3년 안에 재발했습니다. 끊고 몇 달만 지나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앞의 프랑스 연구(Quéreux 등, 2006)에서는 치료가 끝날 때 피지 분비가 여전히 심하거나 염증 여드름이 많이 남아 있던 경우, 어린 나이, 여드름 가족력, 사춘기 이전에 시작된 여드름, 몸통까지 번진 여드름이 재발 위험을 높였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치료가 끝날 때 남아 있던 염증 여드름"입니다. "깨끗해지기 전에 끊지 않는다"는 원칙과 그대로 이어지는 결과입니다.

끊은 뒤 유지 치료 — 바르는 약으로 넘겨받는 시기

끊은 다음 날부터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보다, 바르는 약으로 넘겨받는 기간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재발이 잦았던 분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NICE 가이드라인은 여드름 치료를 마친 뒤(이소트레티노인에 한정한 권고는 아닙니다) 재발이 잦았던 분에게 유지 치료를 고려하라고 하면서, 아다팔렌과 벤조일퍼옥사이드 복합제를 먼저 권합니다. 맞지 않으면 아다팔렌, 아젤라산, 벤조일퍼옥사이드 가운데 하나만 쓰고, 12주 뒤 다시 평가해 계속할지 정하라고 합니다. 같은 가이드라인은 유지 치료가 모든 분께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설명하라고 하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알맞은 스킨케어를 이어 가라고 권합니다.

라틴아메리카 전문가 합의(Rocha 등, 2024)는 한 걸음 더 나가 이소트레티노인 치료 뒤 모든 환자에게 1년 동안 바르는 유지 치료를 권했습니다(8명 가운데 7명 동의). 이소트레티노인으로 여드름이 가라앉은 뒤 아다팔렌·벤조일퍼옥사이드 복합 젤을 12개월 바르게 한 연구(Bettoli 등, Dermatology, 2013)에서는 끝까지 마친 68명 가운데 2명(2.94%)이 유지 기간에 재발했습니다. 다만 비교군이 없는 연구입니다. 비교군을 둔 연구로는 이소트레티노인 치료를 마친 남성 20명을 트레티노인 젤과 위약 젤로 나눠 24주 동안 본 소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Vender 등, Dermatology Research and Practice, 2012)이 있는데, 트레티노인 쪽에서 병변이 적었지만 인원이 적어 통계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효과를 확인할 만큼 큰 무작위 대조시험은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소트레티노인을 줄여 가는 시기부터, 피부가 견디는지 보면서 바르는 레티노이드를 조금씩 붙여 넘기는 편입니다. 레티노이드 가운데 여드름에는 아다팔렌이나 트리파로텐 성분을 주로 권하고, 바르는 양과 방법도 함께 설명드립니다.

스킨케어 — 끊은 뒤에는 여드름 피부 기준으로 되돌립니다

"약을 먹으면 피지가 안 나오니까 스킨케어는 신경 안 써도 되죠?"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인데, 절반만 맞습니다. 복용 중에는 여드름을 잡는 스킨케어를 잠시 쉬어도 되지만, 건조는 챙겨야 합니다.

복용 중 — 건조를 챙기되 무거운 제형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인도 피부과 전문의 20명의 수정 델파이 합의(Kandhari 등, Dermatology and Therapy, 2026)는 복용 중 순한 무비누 세안제와 립밤(참여자 전원 합의), 논코메도제닉 보습제(합의율 95%), 논코메도제닉 자외선차단제(합의율 80%)를 함께 쓰라고 강하게 권합니다. 같은 논문은 복용 중에는 피부 장벽 손상을 줄이려고 바르는 레티노이드를 대체로 피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가 논코메도제닉, 곧 모공을 막지 않게 만든 제형입니다. 약을 먹는 동안에도 여드름 피부라는 사실은 그대로라서, 아토피용 장벽크림 같은 무거운 제형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복용 중에는 약산성 클렌저와 순한 보습제 위주로 권합니다.

끊은 뒤 — 하나씩 여드름 피부 기준으로

약 효과가 빠지면서 피지는 다시 늘어나는데, 스킨케어는 복용하던 때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먹을 때 건조해서 바르던 무거운 보습제와 세정력 약한 클렌저를 끊고 몇 달이 지나도 그대로 쓰시는 경우인데, 진료실에서 자주 보고 다시 올라오는 속도도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끊은 뒤에는 스킨케어를 여드름 피부 기준으로 하나씩 되돌립니다.

  • 바르는 약 — 앞에서 말씀드린 레티노이드나 벤조일퍼옥사이드 같은 유지 약입니다. 클렌저와 보습제도 이 약을 매일 바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맞춥니다.
  • 클렌저 — 약산성 클렌저에서 살리실산(BHA) 클렌징젤처럼 모공 속 각질과 피지를 정리하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미국피부과학회 2024 가이드라인은 바르는 살리실산을 조건부로 권했고(근거는 있지만 강하게 권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 라틴아메리카 전문가 합의(Rocha 등, 2024)도 여드름 피부의 화장품 성분으로 살리실산, LHA(리포하이드록시산) 등을 꼽았습니다. 다만 박박 씻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세정력이 너무 강하거나 너무 자주 씻으면 오히려 자극이 쌓입니다.
  • 보습제 — 장벽크림처럼 꾸덕한 제형에서 논코메도제닉 수분크림이나 젤크림처럼 가벼운 쪽으로 바꿉니다. 여드름 피부에 아토피용 장벽크림이 왜 맞지 않는지는 유수분 밸런스와 보습제 선택을 다룬 글에 정리했습니다.

한 번에 다 바꾸지는 않습니다. 레티노이드에 살리실산 클렌저까지 같은 날 시작하면 따가워서 유지 약을 포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피부형을 다룬 전문가 권고문(Andriessen 등,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21)도 바르는 여드름 치료에 관한 여러 연구에서 아시아인이 백인보다 더 예민하고 잘 견디지 못했다고 정리했습니다. 피부 반응을 보면서 하나씩 바꾸는 이유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먹는 몇 달만 건조 쪽에 잠시 맞추는 것이고, 끊으면 원래 기준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약과 시술에 신경 쓰다 보면 집에서 하는 세안과 보습은 놓치기 쉽습니다. 저희는 처방하는 날 클렌저와 보습제, 자외선차단제까지 같이 정하고, 끊을 때 한 번 더 바꿉니다. 복잡한 루틴보다 매일 지킬 수 있는 단순한 루틴이 결국 오래 갑니다.

시술 — 피부과가 집중할 곳은 자국과 흉터

활동성 여드름에서 시술은 약과 바르는 치료를 돕는 역할입니다. 미국피부과학회 2024 가이드라인은 필링·레이저·광역동치료 같은 시술에 대해 권하거나 말리는 권고를 내지 않았습니다. 여드름이 심할 때 약과 함께 하기도 하지만, 활동성 여드름 치료의 중심은 약입니다.

그렇다고 시술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약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약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먹는 약과 바르는 약, 스킨케어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붉은 자국에는 혈관 레이저, 갈색 자국에는 색소 레이저, 패인 흉터에는 프락셔널 레이저나 니들 고주파, 서브시전처럼 집에서는 할 수 없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앞의 미국 여드름 환자 연구(Tan 등,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17)는 여드름 흉터를 말끔히 해결하는 치료는 아직 없다고 정리했고, 흉터의 위험 요인으로 재발하는 여드름도 꼽았습니다. 그래서 흉터는 생긴 뒤 줄이는 것만큼 생기지 않게 막는 것이 중요하고, 끊은 뒤 재발을 관리하는 일이 곧 흉터 예방입니다. 흉터 치료가 얼마나 잘 될지는 여드름 흉터 치료의 예후를 다룬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복용 중에는 시술을 아예 못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전에는 끊고 6~12개월은 시술을 미루라고 많이 했지만, 이 통념은 1980년대 중반의 소규모 증례 연구 3건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문헌 32편을 검토한 체계적 고찰과 전문가 합의(Spring 등, JAMA Dermatology, 2017)는 표재성 화학 필링, 프락셔널 레이저 같은 시술을 미룰 근거가 부족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기계적 박피술과 피부 전체를 깎아 내는 레이저는 권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복용 중이거나 끊은 직후라면 피부 상태를 보고 시술의 종류와 시기를 정합니다.

정리하면

이소트레티노인은 여드름을 끝내는 약이라기보다, 약 없이도 관리되는 피부로 건너가게 해 주는 약입니다.

  • 좁쌀과 가끔 올라오는 염증 여드름 정도라면 바르는 치료와 스킨케어부터, 결절이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이소트레티노인을 고민할 때입니다.
  • 이미 드시고 있다면 언제 끊고 무엇으로 넘겨받을지를, 이미 끊으셨다면 스킨케어가 아직 약 먹던 때에 머물러 있지 않은지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 피부과에서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눠, 자국과 흉터처럼 집에서 안 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지금 이소트레티노인을 드시고 있다면 다음 진료 때 "언제, 어떤 상태가 되면 끊나요? 끊은 뒤에는 무엇을 바르나요?" 이 두 가지를 꼭 물어보세요. 끊는 것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관리의 시작입니다.

주의사항과 근거의 한계

개인의 피부 상태, 여드름의 중증도, 체중과 복용 이력에 따라 알맞은 용량과 기간, 유지 치료 방법은 달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인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입술염과 피부·눈·점막 건조가 흔하고, 복용 초기에 일시적으로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복용하면 태아 기형 위험이 있어 가임기 여성은 복용을 시작하기 전부터 복용하는 동안, 끊은 뒤 정해진 기간까지 피임이 필요하며, 복용 중 혈액검사 등 의사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시술은 종류에 따라 홍반, 부종, 색소침착 등이 생길 수 있고, 살리실산 같은 각질 제거 성분은 쓰기 시작할 때 따가움이나 건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재발률은 연구마다 재발의 정의와 대상, 지켜본 기간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인용한 합의문 가운데 라틴아메리카 전문가 합의는 저자 모두가 화장품 회사와의 이해관계(강연·자문 등)를 밝혔습니다. 끊은 뒤 클렌저·보습제를 바꾸는 방식은 연구로 비교된 것이 아니라 진료 경험과 전문가 합의를 바탕으로 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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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이소트레티노인을 1년 먹으라고 하던데, 그렇게 오래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저용량을 오래 먹는 방식에는 참고할 연구가 있습니다. 하루 20mg(체중 1kg당 약 0.3~0.4mg)을 6개월 먹은 중등도 여드름 638명 연구(Amichai 등,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006)에서는 4년 동안의 재발이 12~20세에서 3.9%, 21~35세에서 5.9%였습니다. 다만 비교군이 없는 공개 연구이고, 복용 기간은 6개월이었습니다. 1년 동안 먹은 연구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인도 전문가 합의(Kandhari 등, Dermatology and Therapy, 2026)도 일반 용량 치료 뒤에도 여드름이 이어지는 경우 저용량 유지를 사례별로 권했습니다. 그래서 기간 자체보다는 매일 꾸준히 먹는지, 피부 상태로 끝을 정하는지를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드시는 동안에는 정기 진료와 필요한 혈액검사를 함께 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끊고 또 올라오면 바로 다시 먹어야 하나요?
몇 개 올라온다고 바로 다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재발했다고 모두 이소트레티노인을 다시 먹은 것도 아닙니다. 미국 보험 청구 자료 연구(Lai·Barbieri, JAMA Dermatology, 2025)에서는 22.5%가 재발했고 8.2%가 이소트레티노인을 다시 먹었습니다. 먼저 바르는 유지 약과 스킨케어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래도 결절이 반복되거나 흉터가 생기기 시작하면 두 번째 치료를 고민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먹는 중에 레이저를 받으면 안 된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끊고 6~12개월은 시술을 미루라고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표재성 화학 필링, 프락셔널 레이저 같은 시술은 미룰 근거가 부족하다는 체계적 고찰과 전문가 합의(Spring 등, JAMA Dermatology, 2017)가 나와 있습니다. 다만 기계적 박피술처럼 피부를 깊게 깎아 내는 시술은 피하고, 복용 중이거나 끊은 직후라면 피부 상태를 보고 시술의 종류와 시기를 정합니다.
여드름이 날 때만 이소트레티노인을 한 알씩 먹으면 안 될까요?
증상이 있을 때만 먹는 방식을 시험한 연구는 이번에 찾아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반감기가 하루 안팎이라 띄엄띄엄 먹으면 피지샘을 계속 누르기 어렵다고 추론되고, 치료가 끝날 때 염증 여드름이 남아 있으면 재발 위험이 높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먹는 방식은 작은 연구가 있지만 비교군과 재발 추적이 없어 근거가 약합니다. 증상이 있을 때만 먹기보다 정해진 기간 동안 꾸준히 드시는 편을 권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끊었는데, 먹을 때 쓰던 장벽크림과 순한 클렌저를 그대로 써도 되죠?
복용 중에는 약산성 클렌저와 논코메도제닉 보습제, 립밤, 자외선차단제 정도면 충분하고, 아토피용 장벽크림처럼 무거운 제형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끊은 뒤에도 그 루틴을 그대로 이어 가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피지가 돌아오는 만큼 바르는 유지 약을 붙이고, 클렌저는 살리실산(BHA) 클렌징젤 쪽으로, 보습제는 가벼운 젤크림 쪽으로 하나씩 바꿔 갑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시작하고 여드름이 더 올라왔어요. 끊어야 하나요?
복용 초기 악화일 수 있습니다. 영국 허가사항에는 계속 먹으면 대개 7~10일 안에 가라앉고 보통은 용량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다만 크기나 개수, 통증이 확 늘거나 피가 나면 스스로 끊거나 참기보다 바로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악화는 흉터로 이어질 수 있어 빨리 조절해야 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끊고 몇 달이 지나도 괜찮으면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조금 더 지켜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뒤 평균 9년을 지켜본 영국 연구(Layton 등,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3)에서 재발한 분의 96%는 끊은 지 3년 안에 재발했습니다. 끊은 뒤에도 바르는 유지 치료와 여드름 피부에 맞춘 스킨케어를 이어 가고, 다시 올라오기 시작하면 흉터가 생기기 전에 진료를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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