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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O WAVE —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 사이, 이 제품의 자리

옆볼이 꺼져서 얼굴이 그늘져 보인다고 오시는 분들은 대개 두 가지를 이미 알아보고 오십니다. 필러, 그리고 콜라겐 부스터입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이 두 가지가 모두 애매해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필러는 티가 날까 봐 망설여지고, 콜라겐 부스터는 몸이 반응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남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 글은 그 사이에 놓이는 제품 하나, HILO WAVE(HILO WAVE)가 정확히 어떤 자리를 맡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세 줄 요약

  • HILO WAVE는 가교하지 않은 히알루론산 두 가지와 드문드문 가교한 복합체 하나를 한 시린지에 담은 제제입니다. 성분으로 보면 필러와 물광 사이지만, 꺼진 자리를 채우는 목적으로 고를 때는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 사이에 놓입니다.
  • 히알루론산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생기는 물리적인 변화라 주입 직후부터 보입니다. 콜라겐 부스터처럼 조직이 반응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넓게 풀어지는 성질 덕분에 필러보다 경계가 덜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대신 형태를 세우는 힘이 약하고 유지 기간이 셋 중 가장 짧습니다. 뚜렷한 윤곽이 필요하면 필러가, 시간이 넉넉하고 오래 유지되기를 원하면 콜라겐 부스터가 맞습니다. 제품이 아니라 상황이 정하는 문제입니다.

옆볼과 앞볼은 왜 먼저 꺼질까

제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왜 하필 그 자리가 꺼지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이 순서를 지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채울지보다 어디가 왜 비었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제품 선택에 기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얼굴 지방은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얼굴의 피하지방은 하나로 이어진 층이 아니라 칸칸이 나뉘어 있습니다. 2007년 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에 실린 사체 해부 연구에서 얼굴 피하지방이 서로 독립된 구획으로 나뉜다는 점이 보고되었습니다. 연구진의 결론을 그대로 옮기면, 얼굴은 하나의 덩어리처럼 늙지 않습니다. 칸마다 줄어드는 속도가 달라서 어떤 칸이 먼저 꺼진다는 뜻입니다.

그중 비교적 먼저 티가 나는 곳이 옆볼과 앞볼 쪽 구획입니다. 그 아래에서 받쳐 주던 부피가 줄면 위쪽 피부가 내려앉으면서 그늘이 지고, 거울보다 사진에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됩니다. 조명이 위에서 떨어지는 조건일수록 그렇습니다.

뼈도 한몫합니다

같은 해 같은 학술지에 실린 CT 연구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위턱뼈의 각도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받쳐 주던 뼈가 안쪽으로 물러나는 셈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줄지 않았는데도 그늘져 보이는 상황이 생깁니다.

여기에 외부 요인이 겹치기도 합니다. 체중 변화가 있었거나, 사각턱 보톡스 이후 저작근의 부피가 줄면서 옆볼의 꺼짐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원래 광대가 나와 있는 골격에서는 같은 정도의 감소도 더 눈에 띄는 편입니다.

정리하면, 옆볼·앞볼의 꺼짐은 대개 구획별 지방 감소와 골격의 변화가 겹친 결과입니다. 그래서 채우는 시술을 고를 때도 어느 층이 비어 있는지, 넓은 면인지 좁은 지점인지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안에서 무슨 일을 하나

재료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히알루론산은 원래 우리 피부 안에 있는 성분입니다. 물을 끌어당겨 붙들고 있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주사로 넣으면 두 가지가 일어납니다. 들어간 자리를 부피만큼 차지하고, 동시에 주변의 물을 끌어옵니다. 재료가 자리를 잡고 그 주변이 촉촉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넣은 직후부터 눈에 보입니다. 콜라겐 부스터처럼 몸이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낼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 아닙니다.

다만 그냥 넣으면 하루 이틀 만에 분해되어 버립니다. 원래 몸에 있던 성분이라 몸이 알아서 치워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래 남기려면 손을 좀 봐야 하는데, 어떻게 손을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술이 됩니다.

가교 — 실 사이에 매듭을 짓는 일

오래 남기기 위한 이 처리를 가교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실 여러 가닥을 늘어놓고 그 사이사이를 매듭으로 묶는 것입니다. 묶어 놓으면 잘 풀리지 않으니 오래 갑니다.

  • 매듭을 촘촘히 지으면 — 실뭉치가 단단해져서 눌러도 형태가 유지됩니다. 이것이 필러입니다. 덩어리로 남아서 모양을 잡아 주는 쪽입니다.
  • 매듭을 하나도 안 지으면 — 비가교 히알루론산입니다. 실이 그냥 물속에 흩어집니다. 흔히 물광이라 부르는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하고, 얕은 층에 여러 점으로 나눠 뿌려서 피부 결과 수분을 다룹니다.
  • 매듭을 아주 조금만 지으면 — 덩어리로 뭉치지는 않는데 금방 흩어지지도 않습니다. 넓게 풀어지면서 자리를 잡습니다.

성분은 똑같은 히알루론산인데, 매듭을 얼마나 지었느냐가 완전히 다른 시술을 만듭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제품은 세 번째 칸에 가장 가깝습니다.

HILO WAVE는 그 사이 어디에 있나

HILO WAVE는 앰플이나 바이알이 아니라 2.0mL 시린지 하나로 나오고, 그 안에 히알루론산이 48mg 들어 있습니다. 농도로 치면 밀리리터당 24mg입니다. 그런데 이 48mg이 한 종류의 히알루론산으로 채워진 것이 아닙니다.

한 시린지 안의 세 가지

  • 고분자 비가교 히알루론산 — 매듭을 짓지 않은 긴 실입니다. 조직을 받쳐 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 저분자 비가교 히알루론산 — 매듭을 짓지 않은 짧은 실입니다. 물을 빠르게 끌어옵니다.
  • 미세가교 하이브리드 복합체 — 매듭을 드문드문 지은 뭉치입니다. 자리에 비교적 오래 남는 쪽입니다.

Dual-HA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것이 이 구성입니다. 큰 분자와 작은 분자를 함께 담았다는 뜻이고, 여기에 드문드문 가교한 복합체가 한 가지 더 섞여 있는 구조입니다. 가교한 것을 통째로 넣은 것도 아니고, 물광을 그냥 진하게 만든 것도 아닙니다. 넣자마자 보이는 쪽과 자리에 남는 쪽을 한 시린지에 섞어 담은 형태라고 이해하시면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농도만 보면 얕게 뿌리는 물광보다는 확실히 진합니다. 그렇다고 볼을 세우는 필러만큼 진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쪽에도 딱 떨어지지 않다 보니 필러와 스킨부스터 사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름은 스킨부스터, 허가는 조직수복용생체재료

실제로 이 제품은 2024년 말에 나올 때 스킨부스터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지만, 국내 허가는 4등급 조직수복용생체재료로 받았습니다. 필러와 같은 분류입니다. 적혀 있는 주입층도 피하입니다. 진피에 얕게 넣는 부스터 제품들과는 층 자체가 다릅니다.

이 어긋남은 결국 제품 라인 자체가 정리되는 방향으로 이어졌습니다. 2026년 7월에 제조사가 라인을 둘로 나눠, 진피에 얕게 넣는 용도는 별도 제품으로 분리하고 기존 제품은 자연스러운 볼륨 쪽으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그러니 결이나 수분 쪽을 이 제품에 기대하실 부분은 아닙니다.

가끔 다른 비가교 히알루론산 제품과 같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큰 분자와 작은 분자를 함께 담았다는 점, 2mL 규격이 같다는 점이 닮아 보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다만 화학적 가교제를 전혀 쓰지 않았다고 설명서에 명시해 둔 제품들과 달리, 이 제품의 허가문 첫 단어는 가교 히알루론산입니다. 출발점이 다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성분으로 보면 필러와 물광 사이인데, 고를 때는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 사이입니다. 무엇으로 만들었느냐와 언제 쓰느냐는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볼이 꺼진 자리를 메우는 상황에서 이 제품과 실제로 저울에 함께 올라가는 것은 물광이 아니라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입니다. 셋 다 꺼진 자리를 채우는 시술이니까요.

필러 · 콜라겐 부스터 · HILO WAVE를 같은 저울에 올리면

세 갈래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각각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려놓았는지가 비교적 분명해집니다.

필러와 비교하면 — 이쪽이 나은 것은 경계

필러는 넣는 즉시 형태가 잡히지만 덩어리로 뭉쳐 있으니 자리에 따라 티가 납니다. 이 차이는 만져 봐도 납니다. 넣은 데와 넣지 않은 데의 경계가 손끝에 걸리는 경우가 있고, 이물감이 든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이 대개 그 부분입니다.

HILO WAVE는 매듭을 드문드문만 지었으니 덩어리로 뭉치지 않고, 넓게 스며들듯 깔리면서 그 경계가 덜 만들어집니다. 한 덩어리로 자리를 옮겨 다니기보다 주변 조직에 섞여 들어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대신 형태를 세우는 힘은 필러에 내어 준 셈입니다.

콜라겐 부스터와 비교하면 — 이쪽이 나은 것은 시간

스컬트라(PLLA), 쥬베룩 볼륨(PDLLA), 레디어스(CaHA), 액상 PCL 제제인 GOURI 같은 콜라겐 부스터는 내 몸이 스스로 콜라겐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변화가 올라오기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고,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나눠 맞습니다. 대신 오래 가고, 넓은 면 전체의 두께를 고르게 올리는 데는 그쪽이 낫습니다.

결과물의 성격도 다릅니다. 콜라겐 부스터로 생긴 조직은 만졌을 때 단단하게 잡히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결절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밀하게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넣은 만큼 그대로 차오르는 것이 아니라 몸이 반응한 만큼 올라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길지를 미리 잡기가 어렵습니다. 피부가 얇은 자리에는 쓰기도 조심스러운 편입니다. 살짝만 뭉쳐도 표면에 비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히알루론산 계열은 필러든 HILO WAVE든 넣은 양이 곧 부피라 조절이 됩니다. 좁은 자리나 얕은 자리도 다룰 수 있습니다. HILO WAVE가 옆볼처럼 넓으면서 티가 나면 안 되는 부위에 맞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분필러콜라겐 부스터HILO WAVE(Dual-HA)
변화가 보이는 시점주입 직후몇 주에서 몇 달 뒤주입 직후
작용 방식가교된 겔이 덩어리로 자리를 차지조직이 스스로 콜라겐을 만들도록 유도히알루론산이 부피를 차지하고 물을 끌어옴
형태를 세우는 힘강한 편중간 — 다만 최종 형태 예측이 어려움약한 편
경계·이물감자리에 따라 손끝에 걸릴 수 있음단단하게 잡히거나 드물게 결절덜 생기는 경향
양 조절넣은 양이 곧 부피몸이 반응한 만큼이라 조절이 어려움넣은 양이 곧 부피
회차대개 1회 후 유지 시점에 보강간격을 두고 여러 번대개 1회 후 경과를 보고 결정
유지 경향셋 중 가장 긴 편중간셋 중 가장 짧은 편

표만 보면 어느 하나가 우위에 있는 것처럼 읽히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즉시 보이면서 티는 덜 나야 하는 상황, 딱 거기가 HILO WAVE의 자리입니다. 반대로 시간이 넉넉하고 오래 유지되는 쪽을 원하시면 콜라겐 부스터가 맞고, 뚜렷한 윤곽이 필요하시면 필러가 맞습니다.

어느 층에 무슨 도구로 넣는가

같은 제품이어도 무엇을 노리느냐에 따라 도구도 층도 달라집니다. 이 제품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적은 수의 지점에, 깊게

초기에 제조사가 내세운 기술은 PDIT(Point Deep Inject Technique)라는 방식입니다. 얕게 수십 번 찌르는 대신 적은 수의 지점에 깊게 넣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깊다는 것은 진피 아래를 말합니다. 허가문에 적힌 주입층이 피하이고, 제조사도 진피 아래에서 얕은 피하까지를 이 제품의 시술 영역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흔히 아는 물광이 진피 안을 수십 번 얕게 찌르는 방식이니, 층부터 다른 셈입니다. 같은 히알루론산이라도 어느 층에 놓이느냐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집니다.

넓은 면을 다룰 때 캐뉼라를 쓰는 이유

여기에 캐뉼라를 쓰는 방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끝이 막힌 무딘 관을 한 곳으로 넣어서 피부 면과 나란히, 지방층 안을 수평으로 밀고 들어가며 지나온 길을 따라 길게 깔아 놓는 방식입니다. 필러도 콜라겐 부스터도 활용하는 방식이고, 옆볼이나 앞볼처럼 넓은 면을 다룰 때는 대개 이쪽을 씁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분포가 다릅니다 — 바늘로 몇 군데에 깊이 넣으면 그 지점마다 겔이 모여 있게 됩니다. 캐뉼라로 수평으로 지나가면 선을 따라 길게 깔립니다. 넓은 면을 고르게 덮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후자가 유리합니다.
  • 경계가 덜 생깁니다 — 점으로 모여 있으면 그 자리만 볼록해질 여지가 있는데, 길게 깔면 그럴 일이 줄어듭니다. 이 제품을 쓰는 이유 자체가 경계를 남기지 않으려는 목적이기도 하니 방식과 목적이 맞물립니다.
  • 진입점이 하나면 됩니다 — 여러 군데를 찌를 필요가 없으니 멍이나 붉은 자국이 남을 자리도 줄어듭니다. 일정을 앞두고 오신 분께는 이 차이가 꽤 큽니다.

덧붙이자면 바늘과 캐뉼라의 혈관 관련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한 연구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도구 선택은 분포와 경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 측면도 함께 놓고 정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부위·범위·조직 상태에 따라 바늘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어, 무엇을 쓸지는 진료에서 확인한 뒤 정합니다.

이 제품이 못 하는 것

장점만 말씀드리면 공정하지 않겠습니다. 이 제품에는 분명한 한계가 두 가지 있습니다.

형태를 세우는 힘이 약합니다

매듭을 지은 성분이 전체의 일부뿐이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뚜렷하고 강하게 윤곽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제품으로는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그런 목적에는 다른 시술이 맞습니다.

유지 기간이 셋 중 가장 짧습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필러 — 2024년 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Global Open에 실린 MRI 연구에서 중안면에 필러를 맞은 33명을 촬영했는데, 2년 안에 완전히 사라진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길게는 15년까지 검출된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 콜라겐 부스터 — 2026년 Aesthetic Plastic Surgery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PLLA 계열이 최대 25개월, CaHA 계열이 12개월에서 18개월로 정리되었습니다.
  • HILO WAVE — 사람을 대상으로 유지 기간을 측정한 자료 자체가 없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제조사가 권하는 시술 간격이 3개월이라는 점뿐입니다. 진료실에서는 대략 6개월 정도까지 남아 있는 경우를 설명드리지만 개인차가 큽니다.

또 하나 분명히 해 둘 부분이 있습니다. 이 제품과 관련해 인용되는 연구는 세포 및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단계이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연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 제품이 셋 중 가장 짧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유지 기간이 앞에서 말씀드린 장점들과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매듭을 적게 지었기 때문에 넓게 퍼지고 경계가 덜 남는 대신, 몸이 치우는 속도도 빠릅니다. 오래 가면서 불편함도 없고 효과만 있다는 식의 설명은 어느 제품에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품이 무언가를 얻는 대신 무언가를 내려놓습니다.

일정이 있을 때의 시간 설계

상담 초반에 가까운 시일에 중요한 일정이 있으신지 여쭤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혼식이나 상견례, 촬영처럼 사진이 많이 남는 일정이 있으면 선택지의 순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일정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도 늘 함께 놓고 봅니다. 시간 설계를 미리 말씀드리는 이유는 서두르시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일정에 시술을 끼워 넣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시술 당일부터 2주까지

  • 자입점 자국 — 바늘로 넣으면 들어간 자리마다 붉은 점이 남을 수 있습니다.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 — 개인차가 큽니다. 잘 생기지 않는 편이고, 생기더라도 대개 일주일 안쪽에 가라앉습니다.
  • 부기 — 넣은 양과 자리에 따라 다릅니다. 히알루론산이 물을 끌어오다 보니 이삼일은 평소보다 도톰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필러에서도 비슷한 경과가 나타납니다.
  • 만졌을 때의 느낌 — 약간 불룩한 느낌이 남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조직에 맞춰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있으시면 최소 2주, 여유가 되면 한 달 전쯤을 권해 드립니다. 붓기가 빠지고 자리가 잡히는 시간에 더해, 한 번 보고 조정할 여지까지 남겨 두는 기간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일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태라면 이번에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은 기간이 두세 달이라면

콜라겐 부스터 계열은 내 몸이 반응할 시간이 필요해서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나눠 맞아야 합니다. 남은 기간이 두세 달 남짓이라면 회차를 나눠 반응을 기다리는 방식은 시간이 촉박해집니다. 이 구간에서 HILO WAVE가 선택지로 올라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지금 이 시점에 가능한 선택이라는 뜻이지, 더 나은 시술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일정이 지나간 뒤 시간이 넉넉해지면 다시 다른 방식을 놓고 상의하게 됩니다.

회차 간격을 기계적으로 지키지 않는 이유

제조사가 권하는 시술 간격은 3개월입니다. 그런데 3개월이 됐다고 기계적으로 다시 맞으시라고 권해 드리지는 않습니다. 한 번 시술하고 충분히 지켜보다가 아쉬워지는 시점에 추가하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립니다.

한 달 간격으로 몇 회를 맞으면 얼마가 간다는 식의 고정 회차 안내가 흔하지만, 확인된 근거가 있는 방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에이블피부과에서는 HILO WAVE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스터 제품에서 이 고정 회차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효과가 아쉬워지는 시점에 다음 시술을 안내드립니다. 회차·간격·유지 시점은 첫 시술 전에 함께 정하고 경과를 보며 조정합니다.

에이블피부과가 히알루론산 부스터를 쓰는 자리

저희가 히알루론산 계열 부스터로 운영하는 제품은 두 가지이고, 쓰임이 분명히 다릅니다.

HILO WAVE — 꺼진 부위의 윤곽을 다듬을 때

가장 많이 쓰는 자리가 옆볼이고 그다음이 앞볼입니다. 관자까지 함께 꺼져 있으면 그쪽도 같이 봅니다. 이 부위들은 까다로운 편입니다. 꺼지면 얼굴 전체가 그늘져 보이는데, 그렇다고 조금만 뭉치면 바로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많이 넣을 수도, 그렇다고 안 넣을 수도 없는 자리입니다. 넓은 면을 고르게 덮어야 하니 넓게 풀어지는 성질이 도움이 됩니다.

BELOTERO REVIVE(벨로테로 리바이브) — 건조하고 예민한 피부에

BELOTERO REVIVE는 성분표부터 성격이 다릅니다. 히알루론산 외에 글리세롤이 밀리리터당 17.5mg 함께 들어 있습니다. 글리세롤은 물을 붙드는 성분이라, 애초에 보습 쪽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 성분에서 바로 읽힙니다. 매듭을 어떻게 지었는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물을 잡는 성분을 더한 쪽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도 있습니다. 원래 건조하거나 매우 건조한 피부로 분류된 분들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보고되었고, 마지막 주사 후 9개월까지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모든 분에게서 같은 정도의 수분감이 나타난 것은 아니어서 누구에게나 쓰는 제품은 아닙니다. 피부 장벽이 무너져 건조감을 크게 느끼시는 분들께 캐뉼라로 시술합니다.

같은 히알루론산 계열이지만 두 제품의 자리는 겹치지 않습니다. 꺼진 부피를 보완하는 쪽이 HILO WAVE, 건조한 피부의 수분을 다루는 쪽이 BELOTERO REVIVE입니다.

같은 부스터라는 말로 묶이지만 계열이 다릅니다

상담에서 혼동이 자주 생기는 지점이라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 히알루론산 부스터 — HILO WAVE(Dual-HA), BELOTERO REVIVE. 물리적으로 부피와 수분을 채우는 쪽입니다.
  • 콜라겐 부스터 — 스컬트라(PLLA), 쥬베룩 볼륨(PDLLA), 레디어스(CaHA), GOURI(액상 PCL). 자가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쪽입니다.
  • hADM(ECM) 부스터 — Re2O, CellREDM(CellREDM). 진피의 기질 자체를 보강하는 쪽으로, 위 두 계열과 또 다릅니다.

이름은 모두 부스터지만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계열을 쓸지가 정해지고 나서야 제품 이름이 나옵니다. 순서가 반대가 되면 선택의 기준이 흐려집니다.

이런 경우에 HILO WAVE를 권해 드립니다

  • 옆볼이나 앞볼이 꺼져 얼굴이 그늘져 보이는 경우 — 관자까지 함께 꺼진 경우도 포함입니다.
  • 넓은 면을 고르게 덮어야 하는 경우 — 한 군데만 도드라지면 오히려 어색해지는 자리입니다.
  • 필러를 알아보셨는데 티가 날까 봐 망설이시는 경우 — 특히 사진이 많이 남는 일정을 앞두신 경우입니다.
  • 회차를 나눠 반응을 기다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 남은 기간이 두세 달 남짓인 상황입니다.

반대로 이런 경우에는 다른 선택을 권합니다

  • 윤곽을 뚜렷하게 세우고 싶은 경우 — 필러 쪽이 맞습니다. 이 제품으로는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 시간이 넉넉하고 오래 유지되기를 원하는 경우 — 콜라겐 부스터 계열이 낫습니다.
  • 피부 결과 수분이 주된 고민인 경우 — 이 제품이 다루는 층이 아닙니다. 진피를 다루는 부스터를 따로 봅니다.

시술 전에 정리하고 진행하는 경우

  • 시술 부위에 활성 감염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 같은 부위에 최근 다른 주입물 시술을 받아 간격 조정이 필요한 경우
  • 히알루론산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병력이 있거나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 중인 경우
  • 항응고제 복용 등으로 멍·출혈 경향이 있는 경우 — 시기와 방식을 조정합니다

히알루론산 주입 시술 후에는 멍, 부기, 압통, 발적, 일시적인 결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개인차가 있습니다. 드물게 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이 보고되므로 주입 층과 도구는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병력과 과거 시술 이력을 상담 때 정확히 알려 주시면 계획을 더 안전하게 세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시술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어떤 제품인지를 먼저 찾아보시는 것보다, 내 얼굴의 어디가 왜 아쉬운지를 정리해 오시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셋 중 무엇이 더 좋은 제품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상황이 어디에 걸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는 진료실에서 함께 맞춰 가면 됩니다.

진료부터 시술까지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해 원인 층위를 확인하고, 장비·파라미터를 정한 뒤 같은 전문의가 시술까지 이어서 진행합니다. 상담실장이 시술을 권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회차·간격·유지 시점·비용은 첫 시술 전에 함께 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물광주사나 리쥬란을 받고 있는데 같이 해도 되나요?
층이 다른 시술이라 목적이 겹치지는 않습니다. 물광이나 리쥬란은 진피를 다루고, HILO WAVE는 그보다 깊은 층에서 부피를 보완합니다. 다만 같은 부위에 여러 주입 시술이 짧은 간격으로 겹치면 붓기와 멍이 합쳐질 수 있어 순서와 간격을 따로 정합니다. 최근 받으신 시술 이력을 상담 때 알려 주시면 계획을 세우기 수월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되돌릴 수 있나요?
히알루론산 계열이므로 원리상 분해 효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대부분이 가교되지 않은 성분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줄어드는 쪽에 가깝고, 실제로 분해 효소를 쓸지는 상태를 직접 보고 판단합니다. 어떤 경우든 시술 전에 목표와 범위를 정확히 맞춰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얼굴이 커 보이거나 부어 보이지는 않을까요?
이 부위를 다루는 목적은 볼륨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원래 받쳐 주던 부피를 보완하는 것입니다. 옆볼이나 앞볼은 조금만 뭉쳐도 티가 나는 자리라 많이 넣는 것이 목표가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주입 직후 이삼일은 수분을 끌어오면서 도톰해 보일 수 있고, 이 시기의 모습을 최종 결과로 보시면 안 됩니다. 필요한 양과 범위는 골격과 소실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첫 시술 전에 목표를 함께 정합니다.
몇 번 맞아야 하나요? 3개월마다 계속 맞아야 하나요?
3개월이 됐다고 기계적으로 다시 권해 드리지는 않습니다. 한 번 시술하고 충분히 지켜보다가 아쉬워지는 시점에 추가하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립니다. 한 달 간격으로 몇 회를 맞으면 얼마가 간다는 식의 고정 회차는 확인된 근거가 있는 방식이 아니어서 그대로 따르지 않습니다. 회차와 간격은 첫 시술 전에 함께 정하고, 경과를 보면서 조정합니다.
결혼식이나 촬영 일정이 두 달쯤 남았습니다. 지금 받아도 될까요?
시기만 놓고 보면 가능한 구간입니다. 다만 일정에 맞춰 무언가를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도 늘 함께 놓고 봅니다. 시술을 하기로 정하셨다면 일정으로부터 최소 2주, 여유가 되면 한 달 전쯤을 권해 드립니다. 붓기가 빠지고 자리가 잡히는 시간에 더해, 한 번 보고 조정할 여지까지 남겨 두는 기간입니다.
시술 직후에 티가 많이 나나요?
바늘이 들어간 자리에 붉은 점이 남을 수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멍은 개인차가 있어 생기지 않는 분도 있고, 생기더라도 대개 일주일 안쪽에 가라앉는 편입니다. 히알루론산이 물을 끌어오다 보니 이삼일 정도는 평소보다 도톰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경과는 필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효과는 얼마나 유지되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사람을 대상으로 이 제품의 유지 기간을 측정한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제조사가 권하는 시술 간격이 3개월이라는 점입니다. 진료실에서는 대략 6개월 정도까지 남아 있는 경우를 설명드리지만 개인차가 큽니다. 필러나 콜라겐 부스터와 비교하면 유지 기간은 셋 중 가장 짧은 편이고, 이 점은 미리 알고 선택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바늘로 맞나요, 캐뉼라로 맞나요?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릅니다. 바늘을 쓸 때도 얕게 여러 번 찌르는 방식이 아니라 적은 수의 지점에 깊게 넣는 방식입니다. 옆볼이나 앞볼처럼 넓은 면을 고르게 덮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대개 끝이 무딘 캐뉼라로 지방층을 수평으로 지나가면서 길게 깔아 놓습니다. 진입점이 하나로 줄어 자국이 남을 자리도 함께 줄어드는 편입니다.
스컬트라나 쥬베룩 볼륨 같은 콜라겐 부스터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콜라겐 부스터는 내 조직이 반응해 콜라겐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라 변화가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나눠 맞습니다. HILO WAVE는 히알루론산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생기는 물리적인 변화라 주입 직후부터 보입니다. 대신 콜라겐 부스터 쪽이 더 오래가고, 넓은 면 전체의 두께를 고르게 올리는 데는 그쪽이 낫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제품이 아니라 부위와 남은 시간이 정하는 부분이라 진료실에서 함께 정합니다.
스킨부스터라고 들었는데 왜 볼에 넣나요?
출시 당시 붙은 이름이 스킨부스터였을 뿐, 국내 허가는 4등급 조직수복용생체재료로 받았고 적혀 있는 주입층도 피하입니다. 진피에 얕게 여러 번 넣는 물광 계열과는 층 자체가 다릅니다. 제조사도 2026년 7월에 라인을 나누면서 진피에 얕게 넣는 용도는 별도 제품으로 분리했고, 기존 제품은 자연스러운 볼륨 쪽으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HILO WAVE와 필러는 무엇이 다른가요?
같은 히알루론산이지만 가교, 그러니까 분자 사이를 얼마나 묶어 두었는지가 다릅니다. 필러는 촘촘히 묶어 덩어리로 남으면서 형태를 세우는 쪽이고, HILO WAVE는 묶지 않은 성분이 대부분이라 넓게 풀어지면서 자리를 잡는 쪽입니다. 그래서 같은 목적의 시술이 아닙니다. 윤곽을 뚜렷하게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필러만큼의 변화를 기대하고 오시면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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