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라고 해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점점 덜 나요. 정말 원형탈모가 맞나요?" 진료실에서 가끔 듣는 말씀입니다. 원형탈모(alopecia areata)와 흉터성 탈모(cicatricial alopecia, scarring alopecia)는 초기 모습만 보면 꽤 비슷해 보일 수 있어서, 원형탈모로 치료를 이어 가다가 다시 살펴보니 흉터성 탈모였던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흉터성 탈모에서 중요한 초기 치료 시기가 지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은 두 질환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왜 처음에 구분해야 하는지, 치료 방향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세 줄 요약
- 원형탈모는 모낭이 살아 있어 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자랄 수 있는 비흉터성 탈모이고, 흉터성 탈모는 모낭이 파괴되어 흉터 조직으로 바뀌는 탈모입니다. 이미 흉터로 바뀐 자리에서는 모발이 다시 나지 않으므로, 흉터성 탈모의 치료 목표는 남아 있는 모낭을 지키는 것입니다.
- 진료에서 먼저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모공이 보이는지 사라졌는지, 가려움·따가움·통증 같은 증상이 있는지, 탈모반이 메워지는 쪽인지 들쭉날쭉 넓어지는 쪽인지입니다. 애매하면 두피 확대경과 조직검사로 확인합니다.
- 같은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라도 원형탈모에서는 탈모반 전체에 놓아 재성장을 돕고, 흉터성 탈모에서는 염증이 진행 중인 가장자리에만 놓아 추가 손실을 막습니다. 처음에 두 질환을 구분하는 일이 치료만큼 중요한 이유입니다.
왜 처음에 구분해야 할까 — 모낭이 남아 있는가의 문제
두 질환의 본질적인 차이는 모낭이 남아 있느냐입니다. 원형탈모는 모낭이 살아 있는 비흉터성 탈모여서, 염증이 조절되면 모발이 다시 자랄 수 있습니다. 흉터성 탈모는 두피의 모낭이 염증으로 파괴되어 흉터(반흔) 조직으로 대체되는 탈모이고, 이미 사라진 모낭에서는 모발이 다시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료 목표부터 달라집니다. 흉터성 탈모의 치료는 빠진 머리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남아 있는 모낭을 더 잃지 않게 막는 것입니다. 원형탈모인지 흉터성 탈모의 초기 단계인지를 처음에 구분하는 일이 치료만큼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초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흉터성 탈모에 속하는 질환들도 초기에는 동그랗게 빠진 탈모반처럼 보여 원형탈모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광택이 도는 흉터와 사라지는 모공이라는 전형적인 흉터성 양상으로 바뀌어 갑니다. 겉모습이 비슷한 시기에 무엇을 보고 나누는지가 이 글의 중심입니다.
흉터성 탈모에는 어떤 질환이 있을까
흉터성 탈모는 한 가지 병이 아니라 여러 질환을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원발성 흉터성 탈모는 모낭을 공격하는 염증세포가 림프구인지 호중구인지에 따라 나눕니다. 국내에서는 아래 질환 가운데 편평모공태선과 원판상 홍반루푸스가, 원형탈모인 줄 알았다가 흉터성 탈모로 확인되는 경우에서 특히 눈여겨보는 질환입니다.
| 질환 | 분류 | 주로 생기는 대상 | 주요 특징 |
|---|---|---|---|
| 편평모공태선(lichen planopilaris, LPP) | 림프구성 | 중년 여성 | 여러 곳 또는 중심부의 탈모반, 들쭉날쭉한 경계. 활동기에는 모낭 주위의 붉은 띠와 모낭을 칼라처럼 둘러싼 인설(각질). 가려움·작열감·통증이 흔함 |
| 전두섬유화탈모(frontal fibrosing alopecia, FFA) | 림프구성 | 폐경 전후 여성 | 이마 헤어라인이 띠 모양으로 뒤로 물러남. 눈썹 탈락 동반 |
| 원판상 홍반루푸스(discoid lupus erythematosus, DLE) | 림프구성 | 20~40대 여성 | 자줏빛 또는 붉은색의 경계가 선명한 판, 모낭 입구의 각질마개(follicular plugging). 중심부는 위축과 색소 저하·과다, 가장자리는 염증 활동성. 얼굴·귀·몸 등 두피 밖 병변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음 |
| 중심원심성 흉터성 탈모(central centrifugal cicatricial alopecia, CCCA) | 림프구성 | 아프리카계 여성에서 흔함 | 정수리에서 시작해 바깥으로 퍼짐. 초기에는 여성형 탈모와 비슷하고 모발 파손이 초기 징후일 수 있음. 진행되면 광택 나는 흉터성 두피 |
| 탈모성 모낭염(folliculitis decalvans, FD) | 호중구성 | 성인 남성 | 농포와 꿀색 딱지(가피)가 반복. 한 모공에서 여러 모발이 뭉쳐 나오는 다발모(tufted hairs). 두껍고 솟아오른 흉터(편평모공태선의 얇은 위축성 흉터와 대비) |
염증이 모낭의 어느 부위를 향하는가
한쪽은 다시 자라고 다른 쪽은 자라지 않는 이유는 모낭의 어느 부위가 공격받는지로 설명됩니다. 모발이 다시 자라려면 모낭 중간의 팽창부(bulge)에 있는 줄기세포가 보존되어야 합니다.
원형탈모 — 면역특권이 무너진 모낭
정상 모낭은 면역특권(hair follicle immune privilege)을 가지고 있어, 면역세포가 모낭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보호받습니다. 원형탈모에서는 이 보호가 깨지면서 CD8+ NKG2D+ T세포가 모구(hair bulb)를 둘러싸고 공격하고, 조직에서는 모구 주변에 림프구가 벌떼처럼 모인 양상(swarm of bees)이 관찰됩니다. 그래서 원형탈모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보는 것이 가장 가깝습니다.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 감염, 갑상선 질환이나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함께 거론되지만, 대부분은 이것 하나 때문이라고 짚을 수 있는 단일 원인이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줄기세포가 있는 모낭 상부가 대체로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자랄 여지가 남아 있어, 비교적 가역적인 탈모에 속합니다.
흉터성 탈모 — 줄기세포가 있는 상부 모낭이 파괴됩니다
흉터성 탈모에서는 염증의 표적이 다릅니다. 공격받는 곳은 모낭의 상부(협부와 누두부)이고, 여기에는 줄기세포가 있는 팽창부가 포함됩니다. 이 부위가 파괴되면 모낭 전체가 섬유조직, 즉 흉터로 대체되어 그 자리의 탈모는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겉으로는 비슷한 탈모반이라도 줄기세포가 남아 있느냐 파괴되었느냐에 따라 예후와 치료 전략이 갈립니다.
눈으로, 확대경으로 볼 때의 차이
원형탈모의 전형적인 모습
- 갑자기 생긴, 경계가 또렷한 동전 모양의 탈모반
- 두피 색은 정상이거나 약간 분홍빛
- 반짝이는 흉터 없이 모공(털구멍)이 그대로 보임
- 급성기에는 탈모반 가장자리에 감탄부호 모발(exclamation mark hair)
- 대부분 가렵거나 아프지 않음
- 일부에서 손발톱에 점처럼 오목하게 들어가는 변화(점상 함몰)가 동반될 수 있음
흉터성 탈모의 공통된 모습
흉터성 탈모에서는 공통적으로 모공(follicular ostia)이 사라지고 광택이 도는 흉터 조직이 관찰됩니다. 활동기에는 여기에 앞의 표에 적은 질환별 염증 소견이 더해집니다.
두피 확대경으로 보면
두피 확대경 검사(더모스코피, trichoscopy)에서 원형탈모는 모공이 살아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모공이 그대로 보이고, 노란 점(yellow dots)과 검은 점(black dots), 감탄부호 모발, 올라오는 짧은 솜털이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털이 자랄 준비를 하고 있는 모낭이 보이는 셈입니다.
흉터성 탈모는 모공이 사라져 보인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탈모 부위의 피부가 반질반질하고 광택이 나며 모공이 거의 보이지 않고, 주변에 붉은 띠, 각질, 딱지, 다발모, 농포가 함께 보일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까지 가지 않더라도 확대경 소견만으로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에서 먼저 보는 세 가지
- 모공이 보이는가, 사라졌는가 — 모공이 보이면 비흉터성 탈모, 그중 원형탈모 쪽을 먼저 생각합니다. 모공이 보이지 않고 반질반질한 흉터처럼 보이면 흉터성 탈모를 의심합니다.
- 피부 증상이 있는가 — 원형탈모는 대부분 통증이나 가려움이 거의 없고 피부도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흉터성 탈모는 가려움, 따가움, 통증, 화끈거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붉은 띠, 각질, 딱지, 농포가 같이 보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 어떻게 진행하는가 — 원형탈모는 동그랗게 빠진 자리가 치료나 시간에 따라 솜털이 올라오면서 메워지는 방향으로 갑니다. 흉터성 탈모는 모양이 들쭉날쭉하게 넓어지면서 중심부는 점점 반질반질해지고, 가장자리가 붉고 예민한 상태가 오래 이어집니다.
이 세 가지만으로도 다시 자랄 수 있는 탈모인지, 지금이라도 빨리 막아야 하는 탈모인지 방향은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방향을 잡는 기준이므로, 애매하면 확대경과 조직검사로 확인합니다.
| 구분 | 원형탈모 | 흉터성 탈모 |
|---|---|---|
| 모낭 | 살아 있음(비흉터성) | 파괴되어 흉터 조직으로 대체 |
| 염증이 향하는 곳 | 모구. 줄기세포가 있는 상부는 대체로 보존 | 줄기세포가 있는 모낭 상부 |
| 모공 | 그대로 보임 | 사라지고 반질반질한 광택 |
| 피부 증상 | 대부분 가려움·통증이 거의 없음 | 가려움·따가움·통증·화끈거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음 |
| 확대경에서 함께 보이는 것 | 노란 점, 검은 점, 감탄부호 모발, 짧은 솜털 | 붉은 띠, 각질, 딱지, 다발모, 농포 |
| 진행 양상 | 동그란 탈모반이 솜털로 메워지는 방향 | 들쭉날쭉 넓어지며 중심부는 반질반질, 가장자리는 붉고 예민한 상태가 지속 |
| 치료 목표 | 염증을 가라앉혀 다시 자라게 하는 것 | 남아 있는 모낭을 지키는 것 |
진단은 이런 순서로 좁혀 갑니다
- 탈모 패턴 확인 — 동그란 탈모반이 몇 개 있는 국소성인지 전체적으로 숱이 줄어드는 미만성인지, 정수리나 M자처럼 패턴이 있는지 없는지를 봅니다.
- 흉터 유무 확인 — 확대경으로 모공을 확인합니다. 모공이 보이면 비흉터성으로 원형탈모 가능성을, 사라졌으면 흉터성 탈모 쪽을 생각합니다.
- 특이 소견으로 세부 질환 추정 — 노란 점·검은 점·감탄부호 모발은 원형탈모, 모낭 주위의 인설과 홍반은 편평모공태선, 모낭 각질마개와 나뭇가지 모양 혈관은 원판상 홍반루푸스, 정수리 중심의 병변과 모발 주위의 테(peripilar halo)는 중심원심성 흉터성 탈모, 농포·다발모·꿀색 딱지는 탈모성 모낭염 쪽을 시사합니다.
세 단계를 거쳐도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는 염증이 진행 중인 가장자리, 즉 활동성 변연부에서 조직검사를 해 최종 확인합니다.
조직검사와 피검사는 언제 필요한가
대부분은 임상 소견과 확대경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고려합니다.
- 원형탈모와 흉터성 탈모의 소견이 섞여 있어 겉모습과 확대경만으로 감별이 애매한 경우
- 흉터성 탈모가 강하게 의심되고, 편평모공태선인지 원판상 홍반루푸스인지처럼 질환을 나누는 것이 치료 선택에 중요한 경우
- 수년째 진행하는 탈모인데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 이미 꽤 진행된 상태에서 아직 진행 중인지 멈췄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조직검사를 하면 원형탈모가 맞는지, 편평모공태선 계열인지, 루푸스 계열의 흉터성 탈모인지처럼 치료 방향을 가르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두피 조직검사는 병리과가 갖춰진 대학병원에서 주로 시행합니다.
조직에서 확인되는 차이
편평모공태선은 상부 모낭에 달라붙는 태선양(lichenoid) 림프구 침윤과 피지선·입모근의 소실, 모낭 주위 섬유화를 보입니다. 원판상 홍반루푸스는 모낭 윗부분의 경계부 피부염(interface dermatitis)과 모낭 각질마개, 기저막 비후를 보입니다. 탈모성 모낭염은 호중구 침윤으로 모낭이 확장되고, 진행되면 모낭 파열과 혼합 염증, 흉터로 이어집니다.
원형탈모에서 피검사의 역할
원형탈모의 진단 자체는 두피 소견과 확대경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피검사는 탈모의 원인을 찾는다기보다 동반 질환과 전신 상태를 보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본 혈액검사와 간·신장 기능, 갑상선 기능 검사(TSH, T3, T4 등), 철분·페리틴 같은 영양 상태, 필요한 경우 자가항체(ANA 등)와 비타민 D를 선택적으로 고려합니다.
모든 원형탈모 환자에게 광범위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나이와 증상, 병력, 동반 질환에 따라 범위를 조절합니다. 의원에서 할 수 있는 검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정밀 평가가 필요하면 대학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같은 스테로이드 주사라도 목표가 다릅니다
탈모 부위에 직접 놓는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는 두 질환 모두에서 쓰입니다. 겉으로는 같은 주사처럼 보이지만 놓는 자리와 목적이 다릅니다.
원형탈모 — 다시 자라도록 돕는 주사
국한된 탈모반(패치형)에서는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가 흔히 쓰이는 1차 치료 중 하나입니다. 탈모반 전체에 1cm 간격으로 고르게 놓아 모낭 주변의 염증을 줄이고 재성장을 돕습니다. 모낭 줄기세포가 살아 있어, 염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자랄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흉터성 탈모 — 더 빠지지 않게 막기 위한 주사
흉터성 탈모에서는 붉은 기와 각질이 보이는 활동성 변연부에만 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목적은 염증을 눌러 주변 모낭이 더 파괴되지 않도록 막는 것입니다. 이미 반질반질해진 흉터 중심부에는 주사해도 모낭이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흉터가 된 자리를 원형탈모로 여기고 같은 자리에 몇 달씩 주사를 반복하면, 기대한 효과는 얻지 못하고 피부 위축이나 패임, 색소 변화만 남을 수 있습니다. 주사를 시작하기 전에 진단이 먼저인 이유입니다.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 뒤에 생길 수 있는 피부 위축은 켈로이드와 비대흉터를 다룬 글에서도 설명했습니다.
치료 방향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아래는 두 질환의 치료를 일반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실제 약제와 용량, 기간은 진단과 상태에 따라 진료 후 정합니다.
원형탈모 — 재발은 잦지만 다시 자랄 수 있는 탈모
국한된 병변의 1차 치료는 병변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 triamcinolone acetonide)와 강한 국소 스테로이드(클로베타솔, clobetasol 등) 도포입니다. 중증이거나 범위가 넓으면 전신 스테로이드, 국소 면역요법(DPCP, SADBE 등)을 씁니다.
2025년 11월 기준으로는 바리시티닙(baricitinib), 리트레시티닙(ritlecitinib), 듀룩소리티닙(deuruxolitinib) 같은 JAK 억제제가 중증 원형탈모의 새로운 선택지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만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약제별 허가 여부는 나라와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흉터성 탈모 — 공통된 세 가지 방향
흉터성 탈모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질환 이름보다, 이미 파괴된 모낭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모낭을 지킨다는 공통 목표입니다.
- 염증을 빨리, 충분히 가라앉힙니다 — 국소 스테로이드 크림·로션, 활동성 변연부에 한정한 병변내 스테로이드 주사, 히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미코페놀레이트(mycophenolate) 같은 면역조절제를 씁니다.
- 가라앉은 상태를 오래 유지합니다 —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 같은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를 편평모공태선, 전두섬유화탈모, 탈모성 모낭염 등에서 유지요법으로 수개월에서 수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 두피에 더해지는 자극을 줄입니다 — 지나치게 당기는 헤어스타일과 강한 열·화학 시술을 피하고, 자외선을 차단하며, 자극적인 샴푸와 스크럽을 피합니다.
감염이 없는데 항생제를 쓰는 이유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는 흉터성 탈모, 특히 편평모공태선과 탈모성 모낭염에서 자주 쓰는 약입니다. 세균 감염이 있어서라기보다 항염증 효과를 기대하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을 파괴하는 효소(MMP)의 억제, 혈관신생 억제, 항산화 작용,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 억제 같은 기전으로 염증 자체를 조절하기 때문에, 감염이 없는 염증성 질환에서도 낮은 용량으로 오래 유지요법에 쓸 수 있습니다.
흉터성 탈모에서 먹는 약의 목적은 머리를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낭을 파괴하는 염증을 끄는 것입니다. 장기 복용과 부작용 모니터링이 필요한 약들이어서 일반적인 탈모약처럼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되고, 정확한 진단과 질환에 맞는 약제 선택, 정기적인 검사가 함께 가야 합니다.
모발이식을 생각할 수 있는 시점
흉터성 탈모에서 모발이식은 마지막 단계에서 검토하는 선택지입니다. 최소 1~2년 이상 염증이 거의 없고 탈모 범위가 더 넓어지지 않는 것이 확인된 뒤에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염증이 남은 상태에서 서두르면 이식한 모발도 다시 빠지고 흉터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식을 고민하는 단계에서는 지금 염증이 활동기인지, 이미 지나가고 흉터만 남은 상태인지를 조직검사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에이블피부과는 모발이식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예후, 그리고 다시 확인해 봐야 하는 신호
원형탈모의 예후
경증의 국한형(패치형)은 1년 안에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면 일부는 두피 전체나 전신으로 번지는 광범위형(alopecia totalis, universalis)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발병한 경우, 병변이 넓거나 사행성(ophiasis) 양상인 경우, 손발톱 변화나 가족력, 동반된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흉터성 탈모의 예후
흉터성 탈모는 치료하지 않으면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진행하다가 어느 시점에 염증이 꺼진(burned out) 상태에 이릅니다. 이때는 염증이 없어 보여도 그 자리의 모낭은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그래서 흉터성 탈모는 얼마나 초기에 의심하고 얼마나 빨리 염증을 잡느냐가 예후를 좌우합니다.
회복은 두 부분으로 나눠 생각합니다. 이미 흉터로 대체된 부위는 모낭이 파괴되어 회복이 어렵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모낭은 염증을 빠르고 충분히 억제하면 지킬 수 있고 추가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한 경우와 시간이 지난 뒤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는 결과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시 확인해 보세요
- 원형탈모라고 들었는데 몇 달째 치료해도 나아지는 느낌이 없을 때
- 탈모 부위가 점점 반질반질해지고 모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을 때
- 가렵고 따가운 탈모 부위가 계속 넓어지는 느낌일 때
이런 신호가 있으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와 두피 확대경 검사,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포함한 감별진단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원형탈모와 흉터성 탈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무엇인가요?
- 탈모 부위에 모공이 남아 있는지입니다. 모공이 그대로 보이면 원형탈모 같은 비흉터성 탈모를 먼저 생각하고, 모공이 보이지 않고 반질반질한 광택이 돌면 흉터성 탈모를 의심합니다. 여기에 가려움·따가움·통증 같은 증상이 있는지, 탈모반이 메워지는 쪽인지 들쭉날쭉 넓어지는 쪽인지를 함께 봅니다.
- 원형탈모로 치료받고 있는데 머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흉터성 탈모일 수 있나요?
- 그것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몇 달째 치료해도 나아지는 느낌이 없거나, 탈모 부위가 점점 반질반질해지고 모공이 보이지 않거나, 가렵고 따가운 부위가 넓어진다면 다시 확인해 볼 만합니다.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와 두피 확대경 검사,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포함한 감별진단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원형탈모는 왜 생기나요?
- 모낭의 면역특권이 깨지면서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보는 것이 가장 가깝습니다.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 감염, 갑상선 질환이나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함께 거론되지만, 대부분은 이것 하나 때문이라고 짚을 수 있는 단일 원인이 없습니다.
- 원형탈모가 있으면 피검사는 무엇을 하나요?
- 원형탈모의 진단 자체는 두피 소견과 확대경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피검사는 동반 질환과 전신 상태를 보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본 혈액검사와 간·신장 기능, 갑상선 기능, 철분·페리틴, 필요한 경우 자가항체와 비타민 D를 선택적으로 고려합니다. 모든 분께 광범위한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나이, 증상, 병력, 동반 질환에 따라 범위를 조절합니다.
- 조직검사는 언제 필요한가요?
- 겉모습과 확대경만으로 두 질환의 감별이 애매할 때, 흉터성 탈모가 강하게 의심되어 어떤 질환인지 나누는 것이 치료 선택에 중요할 때, 수년째 진행하는데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때 고려합니다.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염증이 아직 활동기인지 확인해야 할 때도 해당합니다. 두피 조직검사는 병리과가 갖춰진 대학병원에서 주로 시행합니다.
- 스테로이드 주사는 두 질환에서 똑같이 맞나요?
- 같은 주사지만 놓는 자리와 목적이 다릅니다. 원형탈모에서는 탈모반 전체에 고르게 놓아 모낭 주변의 염증을 줄이고 재성장을 돕습니다. 흉터성 탈모에서는 붉은 기와 각질이 보이는 활동성 변연부에만 놓아 추가 손실을 막는 것이 목적이고, 이미 반질반질해진 흉터 중심부에는 주사해도 모낭이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 흉터성 탈모에 쓰는 먹는 약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질환에 따라 조합은 달라지지만 히드록시클로로퀸, 메토트렉세이트·사이클로스포린·미코페놀레이트 같은 면역조절제, 독시사이클린·미노사이클린 같은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를 상황에 맞게 씁니다. 목적은 머리를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낭을 파괴하는 염증을 끄는 것입니다. 장기 복용과 부작용 모니터링이 필요한 약이어서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되며, 용량과 기간은 진료 후 정합니다.
- 감염이 없는데 항생제를 오래 복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는 세균 감염 때문이라기보다 항염증 효과를 기대하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을 파괴하는 효소의 억제, 혈관신생 억제, 항산화 작용,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 억제 같은 기전으로 염증을 조절합니다. 그래서 낮은 용량으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유지요법에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 흉터성 탈모는 회복될 수 있나요?
- 두 부분으로 나눠 생각합니다. 이미 흉터로 대체된 부위는 모낭이 파괴되어 회복이 어렵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모낭은 염증을 빠르고 충분히 억제하면 지킬 수 있고 추가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얼마나 일찍 의심하고 염증을 잡느냐가 예후를 좌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