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에 빨간 혹이 볼록 튀어나왔는데 스치기만 해도 피가 나고, 건드릴수록 조금씩 커지는 것 같다는 말씀을 진료실에서 종종 듣습니다. 이럴 때 생각하는 병변 가운데 하나가 화농성 육아종(pyogenic granuloma)입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드물지 않게 만나는 질환입니다. 이 글은 화농성 육아종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수술적 절제부터 실로 묶는 결찰(ligation)까지 치료법마다 무엇이 장점이고 무엇이 부담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세 줄 요약
- 화농성 육아종은 피부와 점막에 잘 생기는 양성 혈관 종양입니다. 피부과에서는 손발톱 근처와 입술에 생긴 경우를 주로 보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고 건드릴수록 조금씩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수술적 절제나 전기소작술처럼 병변을 직접 없애는 치료는 재발이 적은 편이지만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혈관 레이저와 냉동치료는 덜 침습적인 대신 치료 횟수가 늘어나는 편입니다.
- 밑동이 잘록해 실로 묶을 수 있는 모양이라면 결찰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에서 일반 실로 따라 하면 감염이나 심한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직접 묶으시면 안 됩니다.
입술에 생긴 빨간 혹, 화농성 육아종은 어떤 병변인가요
화농성 육아종은 피부와 점막에 잘 생기는 양성 혈관 종양입니다. 피부과에서는 손발톱 근처와 입술에 생긴 경우를 주로 보게 됩니다. 잇몸 같은 점막에도 잘 생깁니다.
겉으로는 빨간 혹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온 모습입니다.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고, 건드릴수록 조금씩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기에도 좋지 않고 생활에서도 불편해집니다. 신경이 쓰이더라도 자꾸 만지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는 분이 많지만, 이 병변으로 불편을 겪다가 진료실을 찾으시는 분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쥐젖·검버섯·사마귀처럼 더 익숙한 양성 병변은 양성 종양·사마귀 안내에서 따로 다룹니다.
화농성 육아종은 왜 생길까요
화농성 육아종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생깁니다.
- 낫지 않는 상처와 반복되는 자극 — 사소한 상처가 낫지 않고 이어지거나, 같은 자리가 만성적으로 자극을 받는 경우입니다. 내성발톱이 한 예입니다.
- 여성호르몬의 영향 — 임신, 사춘기, 경구피임약 복용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약물 — 항암제를 비롯한 여러 약물에 의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원인들로 염증이 계속되고 혈관이 지나치게 증식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화농성 육아종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설명드립니다
사소하게 시작된 상처는 아물어야 하는데, 자꾸 자극을 받으면 아물지 못합니다. 그 자리의 조직이 지나치게 자라면서 안쪽에 있던 것이 바깥으로 튀어나온 상태라고 설명드리곤 합니다.
병변을 직접 없애는 치료 — 수술적 절제와 전기소작술
화농성 육아종의 치료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수술로 잘라 내는 방법, 혈관 레이저를 반복하는 방법, 전기소작술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그 밖에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병변을 직접 없애는 두 가지부터 보겠습니다.
수술적 절제
수술적 절제는 표준 치료로 꼽히는 방법입니다. 여러 연구를 모아 정리한 2010년 문헌 검토(Gilmore 등, Journal of Family Practice)에 따르면, 408례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에서 수술적 절제 뒤의 재발률은 3.7%로, 병변을 긁어내거나 지지는 방법을 쓴 경우(10.3%)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흉터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같은 문헌 검토에 실린 소아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절제와 소작으로 병변을 없앤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에서 옅은 흉터가 남았다고 합니다.
전기소작술
전기소작술은 전기로 병변을 지져서 없애는 치료로, 병변을 긁어낸 뒤 그 자리를 지지는 방식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긁어낸 뒤 지지는 방법과 냉동치료를 비교한 2006년 무작위 연구(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서는 이 방법으로 치료한 36례 가운데 35례가 한 번의 치료로 없어졌습니다. 다만 31%에서는 흉터나 색소 변화가 남았고, 위의 408례 연구에서는 긁어내거나 지지는 방법을 쓴 뒤의 재발률이 10.3%였습니다.
재발은 적은 편이지만 흉터가 부담입니다
이렇게 병변을 물리적으로 없애는 방식은 재발이 적은 편이라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그런데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뜻 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 뒤의 피부 상태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므로, 덜 침습적인 치료부터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덜 침습적인 치료 — 혈관 레이저와 냉동치료
덜 침습적인 치료란 피부를 절개하거나 긁어내지 않는, 덜 공격적인 치료를 말합니다. 혈관 레이저, 바르는 약, 냉동치료, 결찰이 여기에 속합니다. 결찰은 뒤에서 따로 설명하고, 여기서는 혈관 레이저와 냉동치료를 먼저 봅니다.
혈관 레이저
혈관 레이저는 병변에서 증식한 혈관을 겨냥하는 치료입니다. 1064nm Nd:YAG 레이저나 펄스다이 레이저(PDL)가 쓰입니다. 다만 한 번으로 끝나기보다 여러 번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1064nm 레이저는 흉터가 생기기도 합니다.
냉동치료
냉동치료는 병변을 얼려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화농성 육아종에도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2006년 무작위 연구(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서 냉동치료는 한 번에서 세 번의 치료가 필요했고(평균 1.42회), 40례 가운데 42.5%에서는 흉터나 색소 변화가 남았습니다. 냉동치료가 어떤 치료인지는 사마귀 냉동치료를 다룬 글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두 방법의 공통된 한계
이 방법들은 덜 침습적인 대신 치료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혈관 레이저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실로 묶을 수 있는 모양이라면 — 결찰
병변의 모양에 따라서는 다른 방법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결찰입니다. 말 그대로 병변을 실로 묶는 치료입니다.
어떤 모양에서 가능한가요
옛이야기 속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밑동이 잘록하고 바깥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양이어야 합니다. 이런 모양이라면 의료용 실로 묶어 혈류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묶인 자리 위쪽이 떨어져 나가는데, 한 번의 치료 뒤 하루이틀 사이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적 절제나 전기소작술에 비해 흉터 부담이 적은 편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수술이나 전기소작술은 흉터가 걱정되고 여러 번 치료받는 것은 부담스럽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점을 참고하실 만합니다.
집에서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원리가 단순해 보이지만 집에서 일반 실로 묶는 것은 하시면 안 됩니다. 감염이 생기거나 출혈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습니다.
묶을 수 없는 모양이라면
묶을 수 없는 모양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치료들을 조합하게 됩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병변의 모양을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치료법을 나란히 놓고 보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치료가 맞는지는 병변의 모양, 그리고 흉터와 치료 횟수 가운데 무엇이 더 부담스러운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치료법 | 방식 | 장점 | 부담 |
|---|---|---|---|
| 수술적 절제 | 병변을 수술로 잘라 냄 | 재발이 적은 편 | 흉터가 남을 수 있음 |
| 전기소작술 | 전기로 지져서 없앰 | 한 번의 치료로 없어졌다는 보고가 있음 | 흉터가 남을 수 있고 재발도 보고됨 |
| 혈관 레이저 | 증식한 혈관을 겨냥 | 덜 침습적 | 여러 번 치료, 1064nm 레이저는 흉터가 생기기도 함 |
| 냉동치료 | 병변을 얼려서 치료 | 덜 침습적 | 여러 번 치료하는 경우가 있고, 흉터나 색소 변화가 남기도 함 |
| 결찰 | 의료용 실로 묶어 혈류를 제한 | 한 번의 치료로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있고 흉터 부담이 적은 편 | 묶을 수 있는 모양에서만 가능 |
함께 쓰는 바르는 약 — 티몰롤
이 치료들에 더해 티몰롤(timolol)이라는 바르는 약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병변이 떨어져 나간 뒤에도 혹시 생길 수 있는 재발에 대비해 바르는 약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을 쓸지와 사용 기간은 진료 후 정합니다.
알아 두실 점
이 글에 인용한 수치는 개별 연구에서 보고된 값이며, 실제 결과는 병변의 모양과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고 개별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문헌
- Gilmore A, Kelsberg G, Safranek S. What's the best treatment for pyogenic granuloma? J Fam Pract. 2010;59(1):40-41.
- Pyogenic granuloma – the quest for optimum treatment: audit of treatment of 408 cases. J Plast Reconstr Aesthet Surg. 2007;60(9):1030-1035.
- Comparison of cryotherapy and curettage for the treatment of pyogenic granuloma: a randomized trial. Br J Dermatol. 2006.
자주 묻는 질문
- 화농성 육아종은 어디에 잘 생기나요?
- 피부와 점막에 잘 생기는 양성 혈관 종양으로, 피부과에서는 손발톱 근처와 입술에 생긴 경우를 주로 보게 됩니다. 잇몸 같은 점막에도 잘 생깁니다.
- 화농성 육아종은 왜 생기나요?
- 사소한 상처가 낫지 않고 계속 자극을 받는 경우, 임신·사춘기·경구피임약 복용처럼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주는 경우, 항암제 등 약물에 의한 경우에 주로 생깁니다. 이런 원인으로 염증이 이어지고 혈관이 지나치게 증식하면서 만들어집니다.
- 자꾸 피가 나는데 만져도 괜찮은가요?
- 화농성 육아종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고, 건드릴수록 조금씩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꾸 만지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치료 방법은 병변의 모양을 확인한 뒤 정합니다.
- 수술로 잘라 내는 것과 다른 치료 중 어느 쪽이 나은가요?
- 수술적 절제는 표준 치료로 꼽히고, 408례를 분석한 연구에서 재발이 가장 적은 방법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절반이 넘는 경우에 옅은 흉터가 남았다고 해, 흉터 부담을 줄이려고 덜 침습적인 치료부터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변의 모양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 혈관 레이저나 냉동치료는 한 번으로 끝나나요?
-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번 치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덜 침습적인 대신 치료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이 방법들의 단점입니다. 혈관 레이저를 여러 차례 받아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 실로 묶는 치료는 어떤 경우에 할 수 있나요?
- 밑동이 잘록하고 바깥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와 실로 묶을 수 있는 모양일 때 고려합니다. 의료용 실로 묶어 혈류를 제한하면 한 번의 치료로 하루이틀 사이에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묶을 수 없는 모양에서는 다른 치료들을 조합합니다.
- 집에서 실로 묶어도 되나요?
- 하시면 안 됩니다. 일반 실로 직접 묶으면 감염이 생기거나 출혈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습니다. 묶을 수 있는 모양인지부터 진료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 치료한 뒤에 다시 생길 수도 있나요?
-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적 절제나 전기소작술처럼 병변을 직접 없애는 치료에서도 재발이 보고됩니다. 재발에 대비해 치료 뒤에 티몰롤이라는 바르는 약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